Photoessay
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hanulche
2015. 1. 25. 13:32
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다 여름에는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에게 결실을 명하십시오
열매 위에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주시고, 마지막 단 맛이
짙은 포도 송이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계속 고독하게 살 것입니다
잠자지 않고,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고
그리하여 낙엽이 뒹구는 가로수 길을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헤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