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가을 저녁에 / 김소월
hanulche
2015. 1. 24. 11:21
가을 저녁에 / 김소월
물은 희고 길구나, 하늘보다도.
구름은 붉구나, 해보다도.
서럽다, 높아간느 긴 들끝에
나는 떠돌며 울며 생각한다, 그대를.
그늘 깊어 오르는 발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길은 앞으로,
키 높은 나무 아래로, 물마을은
성깃한 가지가지 새로 떠오른다.
그 누가 온다고 한 언약도 없건마는!
기다려 볼 사람도 없건마는!
나는 오히려 못물가를 싸고 떠돈다.
그 못물로는 높이 잦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