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개망초... 김혜숙

hanulche 2015. 7. 24. 23:08

 

개망초

 

 

 

개망초... 김혜숙


어머니
개망초가 피었어요
땅에 누워서도 활짝 웃는 꽃이 피었어요

스치는 손길에도 온 몸을 떨며
오솔길 양 옆으로 개망초가 피었어요

올망졸망 어린 자식들
그리도 좋아하던 달걀 후라이 같은 꽃
보릿고개 설운고개 못 먹인 자식 생각
배적삼 적시던 당신의 눈물로
개망초가 피었어요

보고 계세요?
치마꼬리 잡고 따라 다니며
어머니를 울리던 그 아이가
이제
당신의 눈으로 어린 자식을 봅니다

눈 시린 유월의 초록 들판에 서서
먹어도 가시지 않는 가슴 속 허기를
개망초 한 아름으로 채웁니다
개망초꽃 무더기에 얼굴을 묻고
제 어린 날의 허기를 채웁니다

 

 

 

 

 

 

 

개망초 2...김혜숙


부끄러운 이름
숨긴 적 없었고

예쁘지 않다
원망한 적 없으며

외로움이 깊다고
사랑을 구걸한 적 없었다.

짙어가는 초록 세상 속
그저
그리움으로 이어가는 목숨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