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ulche
2015. 4. 10. 18:09


고행 ... 임보
마음의 고삐를 놓지 않으려고
이 나라의 어떤 고승은
장좌불와(長坐不臥)로 몸 다스리기를
몇 십 년 하기도 하고
인도의 어떤 고행자는
한 팔목을 머리 위에 추켜들고
수십 년 버티기도 하고
라마의 또 어떤 수도승은
한 다리는 들고 한 다리만으로
수십 년 육신을 지탱하기도 하는데
이들의 팔과 발목은
죽은 나뭇가지처럼 말라 굳어 있다
두 손으로 만질 것 다 만지고
두 다리로 가고 싶은 곳 다 가고
졸리면 눕고
배고프면 먹는
손가락 끝에
작은 가시 하나만 박혀도
용서치 못 하는 나
나는 방심(放心)의 목장에서
내 육신을 방목(放牧)한다
육신을 팔아 천국의 티켓을 사려는
어리석은 고행자들이여
그대의 몸이 곧 우주의 집이거늘
스스로 그 성전을 허물어
어디에 깃들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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