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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지치거든 / 오세영

hanulche 2015. 1. 26. 10:12

 

 

 
 
 

 

 
 
 
 
그리움에 지치거든 / 오세영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에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고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모금의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에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