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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정채봉

hanulche 2015. 1. 25. 20:15

 

 

 
 

 

 
 
기도 ...정채봉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순간에서 영원으로 ...정채봉 내가 지극히 무료하게 보내고 있는 이 순간에 한줄기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서 칼날을 느끼는 수도자가 있으며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진통을 참아내는 산모가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지 않을 수 없는 아픔에 눈물 짓는 연인의 비통이 있으며 어떻게 흘러가버린 물줄기를 되돌려볼까, 하고 음모를 꾸미는 무리가 있으며 힘차게 들어올리는 지휘자의 지휘봉이 있으며 농간에 녹아나서 그의 사인 하나로 몰락하고 마는, 그 사인이 지금 나고 있으며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환자는 이 순간에 이렇게 한탄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하느님, 조금만, 조금만 더 내게서 죽음을 유예시켜 주소서. 할일없이 무료히 앉아 있는 사람이여! 내게 그 시간을 적선해 주소서." 바로 지금이 나의 이 세상 전부이다. 깨어라, 지금! 랄프 바흐(Ralf Bach)는 독일 바바리아 태생의 키보디스트로서 본명은 랄프 유겐 바르텐바흐 인데 줄여서 랄프 바흐라 통칭한다. 그는아버지의 바이올린으로 마리오 란자가 연주하였던 아리아 때문에 음악으로 항상 가득 차 있는 집에서 성장했다. 청소년기에는 비언어적 수단인 그림을 통해 마음속의 감정을 나타내는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페인팅 기술을 익혔다.키보드를 연주하게 되면서, 작곡은 물론 피아노, 오르간, 플룻, 트럼펫, 아코디언, 타악기 등등 수많은 악기를 다루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를 지원하고 있다. 랄프 바흐는 전원생활을 하는 까닭에 자연과 쉽게 벗할 수 있기때문인지 음악은 지극히 편안함을 안겨줄 정도로 명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