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나무에 기대어... 도종환

hanulche 2015. 1. 23. 16:08

 

 



 

 
나무에 기대어...  도종환

 



나무야 네게 기댄다

오늘도 너무 많은 곳을 헤맸고

많은 이들 사이를 지나왔으나

기댈 사람 없었다

네 그림자 몸에 숨기게 해다오

네 뒤에 잠시만 등을 기대게 해다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걸 안다

네 푸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잠시만 눈을 감고 있게 해다오

나무야 이 넓은 세상에서

네게 기대야하는 이 순간을 용서해다오

용서해다오 상처 많은 영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