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나무에 기대어... 도종환

hanulche 2015. 8. 3. 22:15


박주가리









나무에 기대어...  도종환



 
나무야 네게 기댄다
오늘도 너무 많은 곳을 헤맸고
많은 이들 사이를 지나왔으나
기댈 사람 없었다

네 그림자 몸에 숨기게 해다오
네 뒤에 잠시만 등을 기대게 해다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걸 안다

네 푸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잠시만 눈을 감고 있게 해다오
나무야 이 넓은 세상에서
네게 기대야하는 이 순간을 용서해다오
용서해다오 상처 많은 영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