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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샐러리맨의 단상(18) - 함우영

hanulche 2015. 9. 13. 21:13













늙은 샐러리맨의 단상(18) - 함우영

여보시게
자네 나이쯤 살다보면
만남보다는 떠나는 것이
많은 법 아닌가.
주변에 생기는 것보다
사라지는 것이 많은 것이
세상 법 아닌가.

늘 알면서도 번번히
가슴 시려하고
허기진 영혼을 달래는 것
또한 세상 법일진데
여보시게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마시게.

떠나보내며
눈물 흘리는 일도
이 세상에
있을 때 일 아닌가.
언젠가는
우리 또한
누구의 곁을 떠나지 않겠나.
지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에
한줌의 정이라도 더 주어보세.

여보시게
늘 그리했던 것처럼
허허 웃으며
훌훌 털고 일어서시게.
돌아서는
모퉁이
바람소리 안주 삼아
한잔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