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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씀...오세영

hanulche 2015. 1. 26. 08:05

 

 


 
 

 

 
 
 
 
당신의 말씀...오세영 


장미가 그의 색깔이 감옥이듯, 
백합이 그의 향기가 감옥이듯, 
말은 
나의 감옥입니다. 
소리로 쌓아올린 벽, 
그 분절된 의미의 방 안에서 
내다보는 
창, 

세상은 하나의 큰 감옥일지 
모릅니다. 
돌은 침묵 속에 갇히고, 
새는 노래 속에 갇히고, 

아, 그러나 나는 
보았습니다. 어느 여름날 
이 세상 감옥을 부수는 천둥 벼락을, 
장마 끝 먹구름 환히 걷힌 
푸른 하늘을, 

님이여, 
당신의 음성은 우뢰인가요. 
그렇다면 나의 감옥을 허물어주세요. 
내 말의 문법을 풀어주세요. 
나의 감옥은 말이랍니다.

 

 

 

Like Wind / S.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