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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눈세상
hanulche
2015. 4. 14. 17:31
어제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모르듯 알듯 소리 없이 내리는 비가 밉지 않다. 봄비라지만 이슬비처럼 빗줄기조차도 보이지 않는 마치 고운 분무기로 분무하듯 내리는 비 게다가 예쁘게도 바람 한 점 없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어둑한 어둠이 내린 아침이지만 먼 산 언저리에 하얀 물안개가 가득히 내려앉고 이제 마른 가지 위에 생명의 표현이 한창인 초록의 반란이 촉촉이 내리는 단비에 더욱더 푸르름은 짙어질 것이다. 일찌감치 아침을 해서 먹고 거실 창을 바라다보니 건너편 전원단지가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비가 내린 탓인지 실내공기가 차갑게 느껴져 벽난로를 피우고 보니 엠의 신 나는 해피송을 틀었다. 꼬갈콘 한가득 담아 방금 내린 아메리카노에 겨피가루 살짝 넣어 향기 더 하니 참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겨우내 그렇게 적응하기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런 것이 행복일 거야. 그치! 혼잣말로 구시렁거리며 즐거워한다. 너는 좋겠다. "음악 틀어놓고 다리 꼬고 앉아 커피 마시는 즐거움을 즐기고 사니" 라고 친구가 한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 피식 웃어본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가끔 이 친구의 이 이야기는 생각나게 할 것 같다. 빗줄기가 굵어진 창밖에서 비의 소나타를 듣고 먼 기억 속 추억도 더듬어 본다. 산골생활이 주는 즐거움이란 고요 속에 찾아드는 외로움도.......... 여기까지 쓰고 느낌이 이상하여 순간 창밖을 보니 비가 아닌 기가 막히게도 눈이 그것도 한겨울보다도 더한 함박눈이 평평내리고 있다. 한순간 마음도 몸도 당황스럽다. 우당탕 마당으로 내려갔다. 불과 몇 분 사이에 눈은 엄청난 양으로 쏟아져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내려 세상을 요술방망이로 바꾸어 놓은 듯하였다. 마당에 내어 놓은 화분 15개를 옮기느라 진땀을 빼고 너무 힘들었다. 이미 화분에는 눈이 흠뻑 내려앉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때 아닌 눈이 내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일기예보에도 흐리고 비라고 했는데
오후 들어 눈은 대설주의보도 해제되고 그쳤지만 2층,1층 테크의 눈을 치우느라 너무 힘들었다.이곳에 와
첫 겨울을 맞이 하면서 눈이 끝까지 나를 힘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