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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 마종기

hanulche 2015. 7. 26. 12:48

 

 

 

 

 

메아리 ... 마종기


작은 호수가 노래하는 거
너 들어봤니.
 
피곤한 마음은 그냥 더 잠자게 하고
새벽 숲의 잡풀처럼 귀 기울이면
진한 안개 속에 몸을 숨긴 채
물이 노래하는 거 들어봤니?

긴 피리 소리 같기도 하고
첼로 소리인지 아코디언 소리인지.
멀리서 오는 밝고 얇은 소리에
새벽 안개가 천천히 일어나
잠 깨라고 수면에서 흔들거린다.

아, 안개가 일어나 춤을 춘다.
사람 같은 형상으로 춤을 추면서
안개가 안개를 걷으며 웃는다.
그래서 온 아침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인연 ...홍수희



아무렴
잘있겠지 하면서도
자꾸 맘이 켕긴다
한마디
소식없이 지내면서도
행여 외롭지는 않을까
시선은 자꾸
너의 마음밭을 서성거린다
물론 네게는
나보다 가까운 사람
곁에 있지만
이래도 저래도
생각 키우는건
네가 너무 여린가슴을
지녔기 때문,
부디 행복하여라
언제나
봄날처럼 환히 웃기를
나는 이 쪽
반대편 별 끝에 서서
너를 위해
촞불 하나 태운다


우리를 껴안는
눈부신 물의 메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