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봄비 ...김용택

hanulche 2015. 1. 24. 19:51

 

 


봄비  ...김용택 


어제는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고운 봄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막 돋아나는 풀잎 끝에 가 닿는 빗방울들. 
풀잎들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가만가만 
파랗게 자라고 
나는 당신의 살결같이 고운 빗줄기 곁을 
조용조용 지나다녔습니다 
이 세상에 맺힌 것들이 다 풀어지고 
이 세상에 메마른 것들이 다 젖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내 마음이 환한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정말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당신이 하얀 맨발로 
하루종일 지구 위를 
가만가만 돌아다니고 
내 마음에도 하루 종일 풀잎들이 소리도 없이 자랐 
답니다. 정말이지 

어제는 옥색 실같이 가는 봄비가 하루 종일 가만가만 내린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