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비망록 - 문정희

hanulche 2015. 1. 24. 09:52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