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이기철
hanulche
2015. 6. 6. 18:21
섬초롱꽃
독도에 사는 우리 식물, 섬초롱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름에 종처럼 생긴 하얀 꽃이나 연한 자주색 꽃이 핀다. 추위에 강하고 바닷가 산기슭 같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우리 민족의 특성을 많이 닮았다. 울릉도나 독도의 바닷가에 주로 서식했다. 요즘은 공원의 화단이나 자연학습원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한국 고유종이다. 한국에만 자생하는 우리 식물이라는 의미다. 섬초롱꽃의 학명은 'Campanula takesimana' 이다. 라틴어로 종이나 방울을 뜻하는 '캄파눌라'는 이해하겠는데 우리 독도를 부르는 일본어 '다케시마'가 붙어있다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이기철
햇빛과 그늘 사이로 오늘 하루도 지나왔다
일찍 저무는 날일수록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손 헤도 별은 내려오지 않고
언덕을 넘어가지 못하는 나무들만 내 곁에 서 있다
가꾼 삶이 진흙이 되기에는
저녁놀이 너무 아름답다
매만져 고통이 반짝이는 날은
손수건만한 꿈을 헹구어 햇빛에 널고
덕석 편 자리만큼 희망도 펴놓는다
바람 부는 날은 내 하루도 숨가빠
꿈 혼자 나부끼는 이 쓸쓸함
풀뿌리가 다칠까 봐 흙도 골라 딛는
이 고요함
어느 날 내 눈물 따뜻해지는 날 오면
나는 내 일생 써온 말씨로 편지를 쓰고
이름 부르면 어디든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릴 사람
만나러 가리라
써도써도 미진한 시처럼
가도가도 닿지 못한 햇볕 같은 그리움
풀잎만이 꿈의 빛깔임을 깨닫는 저녁
산그늘에 고요히 마음 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