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아름다운 말의 유령들이 / 김정란
hanulche
2015. 5. 13. 21:02
담쟁이
파인빌리지에서
아름다운 말의 유령들이 / 김정란
세상에 둘 곳 없는 말들이
가슴에 꽉 차 있어요 내가
병들었어요, 오 하느님, 제발
이 말들로부터 그 말들의
견딜수 없는 아름다움으로부터
그 저항할 수 없는 유혹으로부터
나를 풀어주시든지, 아니면 이 말의 유령들에게
몸을 줄 능력을 내게 주셔요
내가 숨을 쉴 수가 없어요, 하느님
천사의 날개들이 밤낮으로 내 존재 주위에서
너무나 지독한 의미로 펄럭이고 있어요
나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어요
그것이 지상의 것이 아닌 줄
내가 알아요, 내가 허용되지 않는
아름다운 말들을 너무나 꿈꾸었어요
용서해 주셔요
내가 턱없는 유령놀이에 너무
푹 빠진 걸 알아요 너무 멀리까지
온 걸 내가 알아요 하지만
어떨 땐 가끔…당신의 천사들의
날개가 거의 물질적으로 내 손끝에
닿아요, 너무 뜨거워 만질 수는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