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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들 / 류시화

hanulche 2015. 1. 24. 11:51

 

 

 

 

 
아무것도 아닌 것들 / 류시화

여기에 둥근 기둥이 있어 아무도 그것을 둘러가지 못하리라 
그리고 여기에 흙 위에 솟아나온 뿌리가 있어 
그것은 방향 없는 눈 
아무것도 아닌 것 

발에 채인다 여기 
모든 흐름을 멈추게 하는 것 
빛을 갉아먹는 황금색 
벌레들 
아무것도 아닌 것들 

새삼 사랑을 공개할 필요는 
없으리라 눈 위에 눈 위의 감시자들에게 새삼 
나의 애인을 들추어 낼 까닭은 없다 
여기 
하늘에서는 조용히 구름이 날고 이미 
이전에 왔던 이가 또 소리친다 
이제 곧 종말이 오리라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도중에 있음을 
안다 
눈 속의 감자들, 감자의 죽은 
눈들 

우리는 소리 없이, 줄지어 
검은 나무들 아래로 지나간다 
안개, 기둥들, 
들리지 않는 소리들 
한때 눈 속에 파묻혀 있던 
것들,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여기에 멈추지 않는 흐름이 있어 우리와 함께 
지나간다 
소리지른다, 언제나 들리는 
소리들 
여기에 우리가 서 있어 아무도 우리를 구속하지 못하리라 
그리고 여기에 찬란한 기둥들이 서 있어 아무것도 
우리의 찬양을 받지 못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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