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ulche
2015. 2. 6. 10:37


알수없어요...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에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 입니까.
지리한 장마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흙의 터진 뚝으로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없는 깊은나무에 푸른이끼를 거쳐서
옛 탑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수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을 알지못하는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흐르는 작은시내는
구비 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같은 발굽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 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노을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남은재가 다시기름이되어
그칠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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