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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일기 1 / 이해인

hanulche 2018. 7. 27. 06:56

 

 

 

 

 

 

여름일기 1 /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