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여백 ... 도종환

hanulche 2015. 8. 21. 16:14




까마중











여백 ... 도종환

 

 

 

 언덕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 하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벽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