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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루
hanulche
2015. 3. 15. 21:30
새벽 4시
어김없이 오늘도 눈을 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다.
어둠으로 둘러쳐진 세상
고요한 정적만이 맴도는 시공에
하루의 시작을 허락하신 신에게 기도하는 시간이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일상 속에
오늘도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어둑한 어둠을 헤치는 밝은 빛은 더디 오지 않고
벌써 내 주위를 감싸고 돈다.
고요를 깨뜨리는 기도소리 멈출 때
하루라는 빛은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물상들을
밝히며 일어서게 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화사한 봄날이 될 것 같다.
바람이 어디론지 사라지던 날
화사한 봄볕은 뜰 아래 가득 내려앉고
저 멀리 어느 집 굴뚝에서 봄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봄은 그렇게 소리 없이 가만히 다가옵니다.
갈잎 사이로 풋풋한 초록은 꿈틀대고
벙긋이 돋아나는 가지 끝 이파리의 속삭임도
향긋한 봄 채비를 서두른다.
이곳은 화창한 날이 이틀에서 사흘
그리고 하루 흐리고 흐리다 눈이 내린다.
겨우내 이런 식으로 날씨는 계속되었다.
화창한 봄날을 이틀 동안 보냈었니
내일쯤 흐린 날이 오리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눈이나 비.........
비가 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아침 맑은 공기 속에
구수한 청국장 내음 가득히 자리하고
아직은 봄 내음 가득한 밥상은 아니지만
얼마 되지 않아 풋풋한 봄 내음 가득한 밥상을
꿈꾸며 오늘도 일상의 시작을 한다.
그동안 샘물을 먹지 못하고
생수를 사서 먹다가 이제는 샘물에
익숙해져 공복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마시는 것이
찬물 한 컵부터 시작한다.
먹고 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먹는 것이라고 궁색한 말로 채우지만
그래도 먹는 즐거움도
행복 중의 하나라는 것을 이 아침에 느끼게 한다.
날씨도 따뜻하고
지난번에 구매한 파라솔을 끄집어내어
아직은 이르지만, 테스트 겸 한 번 조립하여
쳐 보았는데 꽤 쓸만하고 좋아 보였다.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보기에는 제값을 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는데 문제는 받침대를
함께 구매하지 않아 3000사이즈라 받침대 없이는
지탱할 수 없다.
아니면 테크에 피스로 조립을 해야 하는데
마땅히 그렇게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
다시 인터넷으로 받침대와 오일스테인을 구매하였다.
이참에 테크의 방부 목에 도색도 하여야 할 것 같아
같이 구매하였다.
이 넓은 테크를 혼자서 칠을 하려면 한 3일은 걸릴 것 같다.
일단 오일스테인을 구매해 놓고 날씨 좋은 날을 잡아
도색을 하려고 한다.
아파트 살 때는 해가 바뀌어도
별로 집에 손을 보거나 할 것이 없지만
단독주택을 살게 되면서 소소하게 손 볼 곳도 많고
돈 들어가는 곳도 많다.
오늘은 주일인데 옆집은 11시가 넘어서
그제야 사람 기척이 있다.
이제껏 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 가족 전부가 외식을 하러
밖으로 나가는 듯하다.
남의 가정사를
이렇고 저렇고 하고 싶지 않지만
참 편하게 사는 집 같아
어떻게 보면 좋아 보이기도 한다.
어김없이 토요일과 일요일은 가정식이 아닌
외식으로 정하여 놓고 사는 것 같다.
이곳은 그런데로 외식을 하려면
1~2시간은 차로 가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이 든다.
어쩌면 겸사겸사 볼일도 보고 밥도 먹고
그러고 들어 오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