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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hanulche
2015. 5. 14. 13:40
그렇게 화창한 날씨는 아니다. 그동안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그 다음 날은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강풍은 심하게 불며 흐린 날이었다. 오늘은 바람은 잔잔히 불지만 구름이 낀 맑은 날이라 구름 사이로 간간이 고개를 내미는 태양이 밉지 않다. 벌써 오월 중순에 접어들고 온 산에는 초록으로 물결을 이루며 숲은 우거짐을 자랑한다. 700 고지의 산들은 말없이 그 침묵으로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눈으로 과시한다. 산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선물을 아낌없이 준다. 멀게만 느껴졌던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이고 온갖 새들의 울음소리 다양하여 산의 깊음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오늘은 산행을 생략했다. 모처럼 집 마당테크에서 이곳의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느껴보기 위해서다. 파라솔치고 노트북을 놓고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 바람이 불어 파라솔에 위협을 가한다. 지난번에 비싸게 주고 산 파라솔은 약한 바람에도 그 바람의 저항을 너무 받아 지탱하지 못하여 제대로 쳐보지도 못하고 두었다. 기회가 되어 수원 나가는 길에 이번에 다시 2단 파라솔을 사서 설치하였더니 편하고 좋다. 그래도 이곳은 바람이 많은 편이라 파라솔을 편하게 칠 수 있는 곳은 못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좋다. 지금 이 순간 이대로가 영원했으면 하고 바라본다. 겨우내 힘들었던 기억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화사한 꽃들보다는 짙은 초록의 녹음이 더 좋다. 여기 와서 정말 새소리는 새벽부터 하루가 마감되는 어둠이 오는 시간까지 듣는다. 그래도 지겹다거나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정말 곱고 아름답다. 오후 들어 바람이 점점 심하여진다. 파라솔을 철거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