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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hanulche 2015. 1. 25. 14:25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