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

혼자 걷는 길 / 정유찬

hanulche 2015. 1. 24. 10:20

 

 





 

 
 
 
 
 
 

혼자 걷는 길 / 정유찬 


그냥 가면 금방인 길을 
느리게 돌아서 가며 
이름 모를 나무와 풀과 꽃들에게 
말을 걸었다. 

편안하냐고, 
살만하냐고, 
또, 
나보다 행복하냐고, 

잎이 나고 지는 나무야 
홀로 서서 외롭지는 않니? 

밟혀도 또 자라나는 풀잎아 
억울하진 않니? 

피면 시드는 꽃들아 
세월이 너무 짧아 속상하지는 않아? 

그 자리에 있는 너희는 
그래도 나름의 자태로 어울려 
세상을 곱게 물들이는데 

난 오늘 
돌아가는 길을 따라 
긴 그림자만 밟고 있어 

세상과 멀게 
혼자 걷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