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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헤르만 헤세

hanulche 2015. 1. 25. 13:24

 

 



 
 

 

 
 
 
 
 
9월...헤르만 헤세

 


우수(憂愁) 어린 정원
피어 있는 꽃에 싸느다란 비가 내린다.
그러자 여름은 봄을 부르르 떨면서
말없이 자신의 임종을 맞이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펄럭펄럭
높다란 아카시아나무로부터 떨어진다.
그러자 여름은 깜짝 놀라 힘없는 미소를
꿈이 사라지는 마당에다 보낸다.


이미 그 전부터 장미꽃 옆에서
다소곳이 휴식을 기다리고 있던 여름은
이윽고 천천히 그 커다란
피곤에 지친 눈을 감는다.




9월...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람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