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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문 열던 어느 날 / 가향 박동월Photoessay 2015. 5. 17. 17:49
미나리아제비
명품숲 트래킹중에서
꽃 문 열던 어느 날 / 가향 박동월
꾹꾹 눌러놓았던 이야기
아직 꺼내지 못했는데
멀리 떠나갔던 영혼이 돌아와
경쾌한 리듬으로 인사한다네게 진 울음 빚 아직 남아
잉태하지 못해
나 아직 가지에 앉아 서성거리는데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살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온 님아
꿈꾸던 세상을 바라보는 네가 얄미워
형체도 없는 바람이 되긴 싫었나 보다가을에 걸쳐놓았던 상처 하나
짙은 갈색으로 몸살 앓는데
너 한 점 티끌도 없이
내밀한 속살로 꽃 문 열어
첫 발걸음 어여쁘게 내디뎠구나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