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 ... 배한봉Photoessay 2015. 4. 14. 16:39
오리나무
2015.4.13. 기도의 숲에서눈물 ... 배한봉 눈물은 송곳보다 힘차게 살가죽을 뚫는다. 흐느낌 없어도 끓는 몸의 순간을 생각보다 먼저 간파하고 용암처럼 솟는다. 강철 사나이도 그 힘을 막지 못한다. 꺼내야 하는 순간 눈물을 꺼내지 못한다면 몸은 스스로 살가죽을 풍선처럼 터트리고 말 것이다. 영혼의 별은 빛을 잃고 새는 찢긴 북처럼 노래하지 못할 것이다. 눈 속의 어둠을 눈물만큼 잘 닦아낼 수 있는 것은 세계 어디에도 없으므로 눈물은 육체의 물질이 아니라 심연의 반영이다. 얼음의 시간, 암흑의 지하 동굴에 갇혀본 자는 알 것이다. 박쥐처럼 찍찍거리는 슬픔을 저으면 차갑고 캄캄한 시간이 새어나온다는 것을. 그 공포가 숨어 있는 지하 동굴, 퇴로를 막아놓은 빙벽은 우리 속에 있다. 결빙을 뚫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결렬한 눈물뿐이다. 칼의 맹세는 피 냄새를 가지지만, 태양을 보며 눈물로 이름을 새긴 맹세는 피를 정화시킨다. 70% 수분 가운데 1%도 안되는 눈물이 짜고 뜨거운 이유도 거기 있다. 눈물은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