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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 정기모Photoessay 2015. 7. 14. 22:49
어느 여름날 / 정기모
푸르게 말려드는 풍경 속으로
노을빛 찬란하게 풀어지면
다홍빛 수줍음으로 물들던
여름밤의 고요는
반딧불이 같이 빛났는데
그 속을 열어들던
당신의 푸른 입술은
한여름 소나기처럼 흐르다 사라지고
별빛 등대로
담벼락에 기대어 울던 날들이
푸르게 열리는 새벽 등에 기대어
붉게 나풀거리던 치맛단 접으며
감추었던 눈물 풀어 길을 내는데
길어진 목선보다 더 먼 그리움은
푸석한 상처처럼 아픔으로 남는지
뒷밭 옥수숫대 싸르르
흔들림만 요란합니다.
2012.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