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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속의 새/류시화Photoessay 2015. 1. 24. 13:05
들풀/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들풀/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입술 속의 새 /류시화 내 입술 속의 새는 너의 입맞춤으로 숨막혀 죽기를 원한다 내가 찾는 것은 너의 입술 그 입술 속의 새 길고 긴 입맞춤으로 숨 막혀 죽는 새 나는 슬픔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너를 껴안는다 내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삶은 다만 그림자 실낱 같은 여름 태양 아래 어른거리는 하나의 환영 그리고 얼마큼의 몸짓 그것이 전부 나는 고통 없는 세계를 꿈꾸진 않았다 다만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내가 찾는 것은 너의 입술 단 한번의 입맞춤으로 입술 속에서 날개를 파닥이며 숨 막혀 죽는 새 밤이면 나는 너를 껴안고 잠이 든다 나 자신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온 몸으로 너를 껴안고 내 모든 걸 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