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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이 지고 있다.
7월부터 깊섶에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던 개망초도 동자꽃도
그 자리 역임을 다하고 한 잎 두 잎 저 버리고
누가 뭐라 하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다하는
작은 이름 모를 산출들까지도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 철을 살기 위해
부단한 인내와 탈바꿈으로
숲의 여름을 더욱더 시원한 느낌을 주는
울어대는 매미들의 울음이 애처롭게 들린다.
이제 제법 가을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새들의 재잘거림 대신
숲 길섶의 벌레들의 소리가 커지고
가을꽃이 개미취와 참취 꽃, 쑥부쟁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지고 만 꽃들 중에
때늦은 늦은 꽃을 피우는 녀석들도
첫 꽃을 피우는 녀석들만큼이나
어사롭지 않은 시선으로 반가움을 준다.2015.8.04.수요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