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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대로 가는 거야Bookmark 2015. 2. 1. 12:14
그렇게 몇백 년에 걸쳐 고인 온갖 냄새가 압도하는 골목들을 이리저리 몇 바퀸가 돌다 보면 어느새 "아, 살아야겠다" 하는 의지가 샘솟곤 했다. 그곳은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었으니까. 외로움이나 슬픔 따위는, 목구멍으로 넘겨야 하는 숟가락의 힘을 이기지 못하는 곳. 산다는 일의 엄숙함을 몸으로 증명하는 사람들 곁에서 나도 살아보겠다고, 어떻게든 살아지는 거라고 덩달아 고개 끄덕이게 되는 그런 곳.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 p053 / 김남희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