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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아름다운 것/이성복Photoessay 2018. 10. 24. 20:33
무언가 아름다운 것/이성복
1아침마다 꽃들은 피어났어요
밤새 옆구리가 결리거나
겨드랑이가 쑤시거나
밤새 아픈 것들은
뜬눈으로 잠 한숨 못 자고
아침엔 손을 뻗쳐
무심코 만져지는 것이
뭔가 아름다운 것인 줄 몰랐지요2
저녁이면 꽃들이 누워 있었어요
이마에 붉은 칠을 하고요
넘어져 다쳤는지 몰라요
어쩌면 더 먼 곳에서 다쳐
이곳까지 와서 쓰러졌는지도
엎드리면 꽃들의 울음 소리 들렸어요
난 꽃들이 등물하는 줄만 알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