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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에 쓴 시 /정호승Photoessay 2015. 1. 26. 07:55
물위에 쓴 시 /정호승 내 천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 주다가 내 천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개의 손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내 천개의 눈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물위에 쓴 시 /정호승 내 천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 주다가 내 천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개의 손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내 천개의 눈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봄 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