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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긴 왔습니다.Bookmark 2015. 5. 11. 10:52
5월 1일 담은 사진
우리 집 건너편에서참으로 지루한 겨울
그 끝을 보면서
이곳에 와
처음으로 맞이한 겨울은
나에게 너무나 길고 힘든 계절이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탓도 있지만
낯선 환경과 처음으로 겪는 새로운 환경
하루걸러 내리는 눈과 추위에 적응해야 하는
긴 인고의 시간이었다.3월이면 나아지겠지,
아니, 4월이 되면 괜찮아질까.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며 파고드는 추위
벽 난로를 4월 말이 되도록 피어야 했다.
매스컴을 통한 곳곳의 꽃소식에
상춘객의 발길이 연일 이어지는 4월의 주말에도
여기는 꽃 한 송이 보기 어려웠는데
5월이 되면서
여기도 그렇게 기다리던
봄은 오긴 하였다.
여기저기 꽃이 피기 시작한다.기온도 많이 올라가 난로를 피우지 않아도
될 만큼 포근하여졌고
온통 잿빛 세상이었던
겨울의 삭막한 풍경에도
초록의 물감은 습자지 물 스며들듯 푸름으로
지천을 덮기 시작한다.오월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 꽃도 피어나고
온갖 새들의 울음소리 가득한
전형적인 산골의 아름다운 세상이 열렸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봄볕에
먼 산 아지랑이 가물거리며 하늘은 높아만 간다.연둣빛 푸른 이파리들은 짙음을 더하고
간간이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가슴설레게 하는 봄바람이 가득 차고 든다.
아침에 눈을 뜨기 무섭게 거실 가득
찬란한 태양 빛을 쏟아 놓고
건너편 작은 동산에는 연분홍빛 진달래로
온통 물들어 있다.5월 1일 날 찍은 사진이다.
우리 집 건너편에 진달래가 만발하여
사진을 담아 보려고 건너가 보았다.작은 동산이지만
두릅나무도 있고
다람쥐들도 있고
무엇보다도 다른 곳보다
이 동산엔 온통 진달래로 덮여 있어
늦게 오는 산골의 봄을
마음껏 누리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