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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의 시 / 서정윤Photoessay 2015. 1. 23. 14:29
1. 하늘처럼 맑은 사람이 되고 싶다 햇살같이 가벼운 몸으로 맑은 하늘을 거닐며 바람처럼 살고 싶다. 언제 어디서나 흔적없이 사라질 수 있는 바람의 뒷보습이고 싶다. 하늘을 보며, 땅을 보며 그리고 살고 싶다 길 위에 떠 있는 하늘, 어디엔가 그리운 얼굴이 숨어있다. 깃털처럼 가볍게 만나는 신의 모습이 인간의 소리들로 지쳐있다.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앞세우고 알타이 산맥을 넘어 약속의 땅에 동굴을 파던 때부터 끈질기게 이어져 오던 사랑의 땅 눈물의 땅에서, 이제는 바다처럼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고 싶다. 맑은 눈으로 이 땅을 지켜야지
2 스쳐 지나는 단 한 순간도 나의 것이 아니고 내 만나는 어떤 사람도 나는 알지 못한다. 나뭇잎이 흔들릴 때라야 바람이 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햇빛조차 나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살아 있음이 어떤 죽음의 일부이듯이 죽음 또한 살아 있음의 연속인가, 어디서 시작된지도 어떻게 끝날지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생명을 끈질기게, 지켜보아 왔다. 누군가, 우리 영혼을 거두어 갈 때 구름 낮은 데 버려질지라도 결코 외면하지 않고 연기처럼 사라져도 안타깝지 않은 오늘의 하늘, 나는 이 하늘을 사랑하며 살아야지.
3 가끔은 슬픈 얼굴이라도 좋다, 맑은 하늘 아래라면. 어쩌다가 눈물이 굴러 떨어질지라도 가슴의 따스함만으로도 전해질 수 있다, 진실은 늘 웃음을 보이며 웃음보다 더 큰 슬픔이 내 속에 자랄지라도 <웃음>만을 보이며 그대를 대하자. 하늘도 나의 것이 아니고 강물조차 저 혼자 흘러가고 있지만 나는 나의 동그라미를 그리며 내 삶의 전부를 한 개 점으로 나타내야지 지나가는 바람에도 손잡을 수 있는 영혼의 진실을 지니고 이제는 그대를 맞을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