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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장석남Photoessay 2015. 1. 24. 23:11
안부/장석남 오도카니 앉아 있습니다 이른 봄빛의 분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발목이 햇빛 속에 들었습니다 사랑의 근원이 저것이 아닌가 하는 물리(物理)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빛이 그 방에도 들겠는데 가꾸시는 매화 분(盆)은 피었다 졌겠어요 흉내 내어 심은 마당가 홍매나무 아래 앉아 목도리를 여미기도 합니다 꽃봉오리가 날로 번져나오니 이보다 반가운 손님도 드물겠습니다 행사(行事) 삼아 돌을 하나 옮겼습니다 돌 아래, 그늘 자리의 섭섭함을 보았고 새로 앉은 자리의 청빈한 배부름을 보아두었습니다 책상머리에서는 글자 대신 손바닥을 폅니다 뒤집어보기도 합니다 마디와 마디들이 이제 제법 고문(古文)입니다 이럴 땐 눈도 좀 감았다 떠야 합니다 이만하면 안부는 괜찮습니다 다만 오도카니 앉아 있기 일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