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의 음악도시 / 그 남자 그 여자
[男]
가슴으로 마신 술이 속을 쓰리게 하는 아침입니다.
기억도 나지 않는 꿈들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잔 것 같지도 않네요.
무거운 머리로, 몸도 일으키지 않은채,
내내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요
언제부터였을까요..
처음 만남부터 어제 저녁일까지
슬라이드처럼 지나가는 장면들..
그 장면들중에는..
손끝이 닿으면 움찔하던 우리 첫장면도 있고,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지던 그 시절 장면도..
서로 똑같은말 동시에 내뱉고 신기해하던 장면도..
저렇게 좋은시절이 많았는데..
언제부터 우리가 어긋나게 된걸까요..
언제부터 내가 그녀 전화를 지겨워하고,
언제부터 그녀가 내 앞에서 시계를 보고...
망친 시험지를 보는것처럼 괴로운 일이지만
그래도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요
어디쯤으로 돌아가면 잘못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내옆에서 나란히 걷던 그녀가
언제부터 1cm씩.. 2cm씩 비켜걷기 시작한걸까요
왜.. 이렇게 우리가 멀어진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