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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향기 / 가향 박동월Photoessay 2018. 6. 21. 07:55
풀꽃 향기
-가향 박동월-
안개로 뒤덮인 약산 정자가
햇살 이불에 살포시 고개를 내밉니다
산처럼 누워 있던 그리움도
일어나 인사를 나누네요발길에 차인 들꽃이
은은한 향기로 말을 걸어오고
향긋한 바람이 어깨 위로 살포시 내려앉아
눅눅하던 마음도 어느새 맑아집니다
슬프고 아픈 상처는 서로 보듬고
행복한 일일랑 어울려 나누라고
꽃들이 속삭이네요오늘 나는 향기로 말을 거는
풀꽃에게 마냥 부끄럽습니다
문득 가슴에 묻어둔 그리움 하나
조심스레 꺼내 보다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하얀 모시 치마저고리의
울 엄니의 향기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