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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피던 날 / 가향 박동월Photoessay 2015. 7. 14. 22:23
개망초 피던 날
詩 /가향朴東月
복분자 핏빛으로 익어갈 때쯤
소복이 내려앉는 하얀 눈 꽃
노란 계란프라이 하나 지져
내 님 밥상에 올려놓으면
그 빛 아기 똥보다도 고와
슬며시 미소 지었지
누가 너를 개 같은 인생이라 했는가
자운영 붉은 4월이 설렘이었다면
망초 흐드러진 6월은
벅찬 감동의 바람 타고 건너온
어린날 내 소꿉동무
끊임없이 솟아나는 열정으로
세상 모두가 새롭게 보이면
그 하얀 눈꽃밭에 다소곳이 선 채
사랑의 시를 읊던 내 님 모습 그리워
빛바랜 일기장 속 이야기 꺼내
주체할 수 없는 욕망
울음 섞인 날이어도
추억의 끝을 향해 걸어가리.
가없는 세월 속에 홀로 시들어
부서지는 먼지가 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