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소가 없다 / 유안진Photoessay 2015. 5. 13. 21:08
오월의 우리집 단지풍경
주소가 없다 / 유안진
주어(主語)에도 있지 않고
목적어(目的語)에도 없다행간에 떨어진 이삭 같은 낱알 같은, 떨군 채 흘릴 줄도 모르는, 알면서도 주워들고
싶지 않는, 그런 홀대를 누리는 자유로움으로, 어떤 틀에도 어떤 어휘에도 담기지 못
하고, 어떤 문맥 어떤 꾸러미에도 꿰어지지 않는, 무존재로 존재하는 가벼움으로
시간 안에 살면서도
시간 밖을 꿈꾸느라고
바람이 현주소(現主所)다 허공이 본적(本籍)이다
별 볼일 없어 더욱 더 나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