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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켜세요 - 백창우Photoessay 2022. 11. 14. 11:19
촛불을 켜세요 - 백창우 1 가난한 그대 손길로 조그만 촛불을 켜세요 이렇게 소나기 내리는 밤엔 촛불을 켜세요 어둠의 바다를 지나 누가 걸어오나요 그대여, 시를 적는 마음으로 촛불을 켜세요 그 빛 하나, 젖은 하늘에 별이 되어 우리들 눈물 속에 반짝이도록 그대여, 촛불을 켜세요 새벽은 너무 멀어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을에 촛불을 켜세요 2 바흐의 음악인가요 그대여, 촛불을 켜세요 무거운 첼로의 물결이 가슴에 몰아쳐와요 차가운 침묵의 시간에 누가 눈을 뜨나요 그대여, 종을 울리는 마음으로 촛불을 켜세요 그 빛 하나, 추운 세상에 별이 되어 우리들 마음속에 타오르도록 그대여, 촛불을 켜세요 새벽을 기다리지 말아요 등이 굽은 사람들의 마을에 촛불을 켜세요 J.Fla - We Don t Talk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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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날은 / 이해인Photoessay 2022. 11. 13. 14:39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마른 향내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아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있는 연필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La Reine De Saba · Raymond Lefè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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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 한용운Photoessay 2022. 11. 7. 12:57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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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 프로스트Photoessay 2022. 11. 2. 12:27
가지 않은 길 -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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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 하늘채Photoessay 2022. 10. 28. 09:25
누가 그랬다. 사람은 여럿인 것 같지만 언제나 혼자라고 올 때도 그랬지만 갈 때도 마찬가지라고 인생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되면 떠날 때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혼자가 아닌 여럿의 무리 속에 속하여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살기를 원하지만 때론 여럿보다 혼자일 때가 더 좋을 때도 있다는 것을 느끼는 까닥은 무엇일까. 긴 번민과 방황 속에도 가을은 그렇게 떠나가고 있다. 너무나 짧은 시간 속에 사라져가고 기약 없는 시간의 흐름 속으로 떠나간다. "잊혀진 계절(첼로+피아노) | 첼로댁 "